태권도의 정신세계 (3) 지식

수련의 이해

태권도는 인간적(본바탕 성품)인 몸과 그 몸짓(동작의 표현과 그 닦음)에서 출발하고 있다. 인간적인 몸이란 인간의 몸을 함의한다. 몸의 주체로서 인간이라는 낱말은 사람 인(人)자와 사이 간(間)자의 합성어다.
동양에서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나의 관계 개념으로 보며 사람의 한자말인 ‘인간(人間)’에는 관계라는 뜻의 ‘사이 間’ 자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즉 ‘사람사이’라는 의미로 마르틴 부버Martin Buber(1878~1965)는 인간을 ‘사이존재’라 하고 ‘우리’는 다른 삶들과 관계 맺으며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을 나타내려고 했다. 인간을 사람, 인류이라 부르기도 하는 데 그 뜻은 사람됨을 지향하고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철학적 의미는 규범적 가치적으로 신, 동물과 대립되는 존재로서의 사람을 함의한다.

인간은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 삶을 영위할 수 없듯이 그 관계성은 인간의 몸짓(행동)에서 이뤄진다. 우리 인간의 몸짓은 일상적이며 너무도 보편적이다. 하지만 인간과의 관계 맺음은 항시 도덕적인 규범이 따르고 그 도덕적 규범을 잘 지키는 사람을 일러 ‘사람답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람으로 이해된 대상과 관계를 맺고자하는 욕심을 갖고 있다. 인간이 사람과의 관계 맺음은 마음을 매개로 하며, 주체로서의 인간이 또 다른 주체인 사람을 대상으로 삼는다. 엄정식(1998)은 ‘인간을 정신적 존재’라고 말한다. 인간은 육체를 지닌 물리적인 존재인 동시에 도덕적 책임의 주체인 사회적 동물이기도 한 것이다(중략). 그러나 무술의 달인에게는 이것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인간은 육체적이고 사회적인 존재일 뿐 아니라 영혼의 정화를 염원하는 ‘정신적 존재’이기도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여 맺어지는 인간과의 관계성은 도덕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하여 이뤄지는 것을 이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에서 우리는 태권도와의 만남을 통해 무엇을 터득하고 실천해야 하는 가를 알게 된다.

동아시아의 전통적 지식에서는 인간을 몸과 마음의 구조로 이해해 왔다. 몸과 마음의 구조에서 몸은 개체를 구성하고 있는 신체와 연관되어 있고, 마음은 신체 속에서 이루어지는 정신 활동과 연관되어 있다. 몸과 마음의 기능적 구조에서 볼 때, 몸은 대사, 감각 작용이 주가 되고 마음은 지각, 생각 작용이며 이러한 것들이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으로 행동이 이뤄진다. 태권도는 인간적인 몸짓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할 때, 그 몸짓이란 일상적 보편적 행위라는 범주는 ‘동작’으로 표현되며 동작의 특질은 공격과 방어 기능의 수단으로서 상징성에 기초하고 있다. 태권도 동작은 바로 기술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혼용되고 있기도 하다. 동작의 특성은 시간-공간-힘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동작의 주체는 외연적 몸이다. 몸은 마음에 의해 작용되고 몸과 마음의 매개체는 기(氣)로 보는 것이다. 동양적 표현으로는 기적인 현상이 몸짓을 낳고 몸짓은 크게 보아 굴신, 진퇴 등이며 즉 사지(四肢)의 굽힘과 펼침, 사지의 나감과 되돌림 등 운동을 함의한다. 태권도 동작의 원리는 체육학적 표현은 역학적 관절운동으로 크게 각운동과 회선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동작이 즉 기술이라고 말하는 기술이란 ‘태권도에서 몸의 움직임은 길(질서, 규칙)을 따르도록 기술화된 몸의 단련이며 신체화된 마음, 정신이 함께하는 도덕적 가치, 도덕성을 존중하는 도덕적 행위의 원천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태권도에서 동작은 신체 부위를 도구로 삼아 다양하게 표현되는 것으로서

첫째, 팔의 관절과 신체의 표면 움직임을 이용하여 막기와 때리기, 즉 지르기, 찌르기, 치기 등 동작을 만들어 낸다.
둘째, 다양한 다리의 움직임으로 서기, 이동, 뛰기, 차기 등 동작을 만들어 낸다.
셋째, 신체 표면이 공간의 특정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움직이고 그러한 움직임의 초점이 변하면서 나타나는 동작 등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작의 세 가지 양태는 동작을 동작이게 하는 운동의 원리로서 우리는 태권도는 어떤 운동인가의 이해에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동작으로 표현되는 몸 움직임의 원리로 볼 수 있고,
둘째는 동작에 대한 인식 또는 수련과 연마로 볼 수 있으며,
셋째는 태권도는 신체의 주체성에 대한 자각적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이 지속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며 활동한다는 것은 보편적 진리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한시도 멈춤 없이 숨을 쉰다. ‘숨’을 생명의 근원, 특히 동아시아의학에서는 기적 현상으로 보는데 기에 대한 사유는 바로 이러한 원초적 자연의 숨소리에서 출발한다. 마찬가지로 태권도의 생명은 ‘동작’이라는 운동 원리에 따른 심신 수련이며 인격 수양으로 보는 것이다.

우리는 몸의 움직임을 통해 동작이라는 태권도적 움직임, 즉 몸짓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몸짓’이라는 것이 태권도 무도의 특성을 이룬다. 태권도적 동작이라는 인간적 몸짓이란 모든 인간의 운동체계가 마음과 협동적일 때, 신체부위들의 상호관계에서 적절하게 수행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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