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새, 품새선 이야기 (1) 지식

품새, 품새선 이야기 (1)

- 태극 장을 중심으로

태권도 수련에서 품새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실제 수련에서 한시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것이 품새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일부 경기 위주의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몫일 듯하다.

승단심사에서는 겨루기에 앞서 품새가 우선이다.

특히 승품 심사장에 가보면 그래도 품새에 비중을 두고 채점을 하는 모습을 눈여겨 볼 수 있다. 겨루기는 그저 형식에 지나지 않다고 하기는 뭣! 하지만 다소 경시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품새는 여러 구조로 구성돼 있다. 명칭이 첫째요 그 명칭에 상응하는 ․ 상징하는 품새선이 그것이다. 품새는 두 가지 구성 형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나는 유급자용 품새이고 다른 하나는 유단자(유품자)용 품새가 그것이다.


우리는 유급자용 품새를 ‘태극’ 품새라 약칭하고 있다. 태극 몇? 장이라고 구체적으로 칭하지 않는다. 그리고 유단자용 품새 명칭은 더 그러한 경향을 두드려지게 내비치고 있는 듯하다. 그것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확히 품새명(名)을 말하자면, 유급자 품새명은 ‘태극 장(場)’ 품새이고, 유단자용 품새는 고려에서 일여에 이르는 전 품새명을 일컬어야 하는 수고가 요구된다. 나는 가끔 이렇게 생각할 때가 있다. 명칭이 길다보니 약칭으로 ‘태극’에 상응하는 ‘태극인’ 또는 ‘천지인’이라고 부르면 좋을 듯하다.


‘태극’ 품새는 ‘팔괘’의 괘 순은 건 태 이 진 손 감 간 곤 등이다. 예를 들어 태극 1장은 태극 건(乾)괘 품새 또는 건장으로 칭한다든지 아니면, 그것의 현상인 하늘 못 불 우레 바람 물 산 땅 등으로 태극 1장을 ‘태극 하늘장’ 라 부르면 팔괘의 괘(卦)를 쉽게 연상해 수련 시 학습 효과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괘는 음(陰) 또는 양효(陽爻)로 구성돼 있고 세 효가 모여 한 괘를 이룬다. 여기서 음효 또는 양효는 달리 짧은 막대(­ ­) 또는 긴 막대(―)라 부르기도 한다. 여덟 개의 괘 선상에서 아래 위를 연결하기 위해 중앙에 세로선을 그어 임금 왕 “王” 으로 표시한다.


태극 품새는 “동양역학에서 말하는 팔괘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략 임금 왕자 ”王“으로 표시한다고 태권도 교본은 적고 있다. 팔괘는 ☰ ☱ ☲ ☳ ☴ ☵ ☶ ☷ 순이다.

실제 태극 품새는 짧은 막대와 긴 막대에서 동작 배열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음효 선상에서는 동작이 대체로 짧다. 특히 ‘이어서’ 동작에서는 진행이 제자리에서 이뤄진다. 쉬운 예로 태극 2장 “다3, 라3”선의 동작이 그러하고 태극 3장 “다2, 라2”선 상의 동작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간단한 차이의 원리가 어디에서 유래하고 있는지를 지도자가 수련생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우리의 옛 철학을 익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품새선에는 방향 기호가 부여돼 있다.


품새 진행, 이동을 알기 쉽게 하기위해서이다. 방향 기호는 동양적 어순에 따른, 즉 전후좌우(前後左右) 순서에 따라 품새선 “나” 방향은 내가 서 있는 출발점이요 그 출발점에 반드시 돌아와야 할 위치이기도 하다. “나” 방향은 대개 태극 품새의 경우는 맨 아래선 중앙이 “나” 방향(위치)이 된다.

내가 서있는 자리가 “나”방향의 위치가 되고, 앞(방향)이 “가”방향, 그리고 왼쪽이 “다” 오른쪽이 “라”방향으로 표기된다. 품새선 방향 표기에서 “다1” “라1”과 같이 숫자의 표기는 “가” 방향을 향해 다음 순으로, 즉 “다2“ ”라2” 와 같이 번호가 매겨진다. 유단자 품새의 경우는 십진, 한수, 일여는 예외로 품새선 글자 중앙이 “나”방향, 즉 ‘나의 위치’가 된다.


국기원 공인 ‘태권도 교본’(2005) 309쪽에 ‘품새선 방향 기호’편에 태극 1장~4장까지만 나와 있다. 그 나머지는 생략하고 있다. 주석으로 “태극 1장에서 태극 8장까지는 진행선이 동일함”이라 적고 있다.

태극 1장에서 8장까지는 ‘품새선 방향 기호’는 동일하나 괘의 구조가 상이하다는 것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태극 품새는 4장부터 진행 방향이 그 이전 것과 사뭇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본을 놓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무엇이 어떻게 다르다는 것에 대한 원리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뿐이 아니라 수련생들도 교본을 친구삼아 품새에 대한 깊이를 이해할 수 있다면 실제 품새 연마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태권도 무예는 한무(韓武)라 부르자. 한국무예를 약칭하는 개념이다. 한무 속에 흠뻑 빠져 원리적 이해를 할 수 있다면 그 기쁨이 배가 될 듯하다.


고려 품새가 지향하는 유단자의 첫 걸음이 선비의 정신이다. 문무(文武)의 조화와 상생의 성취를 고취하는 품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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